바야흐로, 잘 먹고 잘 사는 게 전 세대의 목표가 된 듯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맛집 정보를 꿰고 매일 저녁 먹방을 보면서 식탐을 추구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다이어트 건강식을 찾고 매일 아침 방송으로 몸에 좋은 음식 정보를 구하여 바른 식생활을 기원합니다. 탐식의 즐거움과 절식의 미덕 사이에서 우리는 방황하기 일쑤이죠. 무엇이 내 몸을 위한 것인지 그때그때마다 생각이 달라집니다.
_오늘의 시 한편,
식사법
콩나물처럼 끝까지 익힌 마음일 것
쌀알빛 고요 한 톨도 흘리지 말 것
인내 속 아무 설탕의
경지 없어도 묵묵히 먹을 것
고통, 식빵처럼 가장자리 떼어버리지 말 것
성실의 딱 한가지 반찬만일 것
새삼 괜한 짓을 하는 건 아닌지
제 명에나 못 죽는 건 아닌지
두려움과 후회의 돌들이
우두둑 깨물리곤 해도
그깟 것마저 다 낭비해버리고픈
멸치똥 같은 나날들이어도
야채처럼 유순한 눈빛을 보다
많이 섭취할 것
생의 규칙적인 좌절에도
생선처럼 미끈하게 빠져나와
한 벌의 수저처럼 몸과 마음을
가지런히 할 것
한 모금 식후 물처럼 또 한번의 삶,을
잘 넘길 것
출처.<쉬잇, 나의 세컨드는>(문학동네,2001)
오늘 이야기 어떠셨나요? 미주알 고주알 이야기하러가기 * 위 링크 텍스트를 누르면 피드백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